150일만에 정부조직안 확정…민주당 “보훈부 OK, 여가부폐지 NO”

사라지는 여가부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 확정 발표에 따라 폐지될 예정인 여성가족부가 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건물 17층에 ‘여성가족부’ 명패가 걸려있다.뉴시스■ 尹정부, 18부 4처 19청으로여가부 복지부내 차관급 편입보훈처, 59년만에 부로 승격우주항공청·이민청 포함안해여소야대 고려 개편폭 최소화野 “여성정책 추진력 약화 우려”與 “대선공약… 민주 협조 부탁”



윤석열 정부가 출범 150일 만에 여성가족부 폐지·국가보훈부 승격·재외동포청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인수위원회 시절 여소야대 정국과 지방선거 등 정치일정을 감안해 한 차례 연기했으나, 새 정부 국정운영 방향 설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정기국회 기간에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신설에는 동의하면서도 여가부 폐지에는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격론이 예상된다. 6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문재인 정부의 18부 5처 18청의 정부조직을 18부 4처 19청으로 조정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해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하기로 했다.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61년 군사원호법 설치법 공포로 군사원호청으로 출범한 보훈처는 59년 만에 부로 승격하게 됐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외국에서는 대부분 보훈업무를 장관이 있는 부에서 맡으면서 참전용사들을 베테랑으로 예우하고 있다. 여가부는 폐지되고 보건복지부 산하 본부로 격하된다. 여가부는 2001년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로 신설된 뒤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복지부의 가족정책 기능을 이관받아 ‘여성가족부’로 개편됐지만 21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가부가 오히려 남성들에게 역차별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시대적 의미를 상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외동포청은 외교부 산하에 신설된다. 우주항공청과 이민청 신설은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역대 정부 정부조직개편안을 감안하면 윤석열 정부 개편안은 그 폭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국면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야당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전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이러한 개편안을 사전 보고하고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가보훈부 격상, 재외동포청 신설에 대해선 “흔쾌히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한 차관에게 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가보훈처의 격상이 논의된 바 있고, 재외동포청 신설은 당 대선 공약이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다만 여가부 폐지에 대해선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 이번 정부조직 개편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영환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여가부 장관을) 차관급 본부장으로 격하할 때 성범죄 관련 정책 논의 시 국무위원이 아니어서 타 부처와의 교섭력 등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문제의식이 있다”고 밝혔다. 예윤해 정의당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여성 인권, 성평등을 후퇴시키는 여가부 폐지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기능이 재편돼야 한다”면서 여가부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여가부는 남녀갈등을 조장하고 권력형 성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여가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단체의 정치편향 논란도 끊이지 않아, 지난해 여가부 폐지 청원에 국민 동의가 무려 20만 명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만 성 평등 문제가 소홀히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가 새겨듣고 개편과정에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