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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거렸다. 엄청난 것 에게 그런 일 알지만(시사저널=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
리처드 그리넬은 당초 국무장관 후보로 거명됐다. 그다음에 우크라이나 특사로 하마평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트럼프의 대통령 특임대사(special envoy)로 지명됐다.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다가 대통령 특임대사로 낙점되기까지 40여 일이 걸렸다. 
트럼프 2기에 신설된 특임대사가 무엇을 할 건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지난 40일간 트럼프는 무슨 고민을 했을까. 트럼프가 그리넬 특임대사 지명 사실을 밝히며 말한 것이 현재로서는 단서의 전부다. "(그리넬은) 베네수엘라와 북한을 포함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곳을 다룰 것이다." 트럼프는 이 한마디를 남겼다. 
베네수엘라와 북한. 트럼프 2기에 중국과의 일전을 앞두고 안정 대학원 국가장학금 을 일구어야 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베네수엘라는 2023년 미 에너지관리청의 원유 매장량 조사 결과 세계 1위(3038억 배럴)를 기록한 자원 대국이다. 동시에 1999년 차베스 대통령 집권 이후 현 마두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가장 강력한 반미·좌파 국가이기도 하다.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원유 수출 제재를 강하게 했다. 그랬더니 베네수엘라는 모기지마켓 아주 싼 가격으로 중국에 원유를 수출해 버렸다. 예상치 못한 '풍선효과'였다. 
또한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와 이란과도 협력을 위해 접촉했다. '최대 압박'이 대미 적성국들이 뭉치는 판을 깔아준 셈이 되어버렸다.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정치·경제적 혼란도 겪고 있어 여러모로 미국 앞마당의 골칫덩어리가 되었다. 지금도 트럼프 인수팀 주변에서는 마 은행대출이율 두로 대통령 정권 교체가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트럼프는 베네수엘라가 중국의 원유 공급원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확고히 가지고 있어 마두로를 일단 끌어들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그리넬 대통령 특임대사 ⓒ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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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가능성 높아지는 북·미 정상회담
실제로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올해 미 재무부가 일부 제재를 완화하고 미국 석유회사 쉐브론이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에 참여하자 대중국 수출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제재를 완화해서라도 베네수엘라 경제와 정국이 안정되어야 넘쳐나는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 무서류소액대출 들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크다.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개선이 중국으로 가는 베네수엘라의 값싼 원유 수출도 막고, 이민자 문제도 줄여 일거양득일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스타일상 이익이 된다면 어제의 적과도 실용적인 거래를 할 수 있다. 북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현지시간 12월16일 마러라고에서 열린 당선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여전히 김정은을 "내가 잘 지내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12월12일 공개된 타임 인터뷰에서도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에서 전쟁이 끝나면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공언했다. 11월22일에는 트럼프 1기 당시 북·미 정상회담 실무를 총괄했던 알렉스 웡을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 임명해 향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인 바 있다. 
알렉스 웡을 지명할 때 트럼프는 그리넬 특임대사를 지명할 때보다 구체적으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알렉스 윙 지명을 밝히는 성명에서 "웡은 제 첫 임기 동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와 대북특별 부대표로 근무했다"며 "대북특별 부대표 시절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협상에 기여했다"고 웡의 북한 전문성을 강조했다. 동아시아·태평양 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웡에게 우리나라 대통령실 통일비서관처럼 대북 업무만 하라고 기대할 수 없겠지만, 트럼프의 자세한 배경 설명은 분명 향후 대북 직접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이제 그리넬 특임대사까지 임명하면서 북한을 또 한 번 언급한 트럼프의 대북 직접 대화 시도는 시간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다만 그 순서는 트럼프가 미리 밝혔듯이 우크라이나와 가자 문제가 해결된 다음이다. 트럼프가 1순위로 우크라이나와 가자 문제에 취임 초기 집중할 동안 그리넬과 웡은 북한과의 협상 준비를 시작할 것이며, 그 목적은 역시 북한을 최대한 중국으로부터 떼어내 중국을 고립시키는 '중국 때리기' 준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UPI 연합


中 주변국에 대중 강경파 전진배치
그리넬 특임대사 지명 외에도 트럼프는 동아시아 주변국 대사에 대중 강경파를 속속 지명해 '중국 때리기' 진용을 계속 구축하는 중이다. 12월16일 트럼프는 주일 미국대사로 조지 글라스 전 포르투갈 대사를 지명했다. 부동산과 투자은행 기업가 출신인 글라스는 트럼프 1기 때 포르투갈 대사를 지냈고, 당시 중국 화웨이의 포르투갈 진출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발언으로 외교가의 이목을 끌었다. 이보다 앞서 12월5일 주중 미국대사로 지명된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도 대중 강경파로 대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상원의원 시절인 2018년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당시 총통과 면담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으로서는 모두 편치 않은 인물들이다.   
아직 주한 미국대사가 지명되지 않았지만 대중 강경파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럴 경우 중국 주변국의 미 대사는 모두 대중 강경파 일색이 된다. 거기에 그리넬 특임대사와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트럼프의 주문에 따라 대북 직접 대화를 시도하며 북한과 중국의 틈을 벌리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북·중 교역 규모나 북한의 그동안의 자주적인 태도를 생각해볼 때 중국이 얼마나 실질적이고 심각한 피해를 볼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외교적으로 중국의 역내 영향력과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정도는 충분히 될 수 있다. 북·러 밀착 관계를 형성한 북한이 자신감을 가지고 대미 직접 대화에 호응하고 나선다면 중국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북·중 교역보다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다면 북한으로서는 손해 볼 일도 아니다. 
내년 1월20일 트럼프 취임 이후 그리넬과 웡이 한국에 온다면 서울에서 그들은 평양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까. 북한 핵동결을 전제로 한 제재 완화와 북·미 관계 개선, 2018년 싱가포르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합의한 미군 유해 송환을 고리로 한 접촉 제의 등 카드는 널려 있다. 어쩌면 우리 권력 공백기에 서울보다 평양을 먼저 방문할지도 모를 일이다. 트럼프 1기였던 2018년 부활절 연휴 동안 폼페이오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평양을 비밀리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리넬 대사도 트럼프 집권 1기에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으로 일한 적이 있는 정보통이다. 워싱턴과 평양은 내년 상반기부터 바쁘게 움직일 것 같은데 우리 서울의 시계만 멈추어 있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봄이 왔지만 봄이 아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상황을 맞을까봐 벌써부터 답답하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