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고양이
작성자 멀티플
본문
저는 평생 개만 키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고양이를 키워보자"고 제안했을 때 내심 걱정이 많았죠. 그래도 아내의 설득에 넘어가서 마침내 고양이를 집에 데려왔습니다. 이름을 '냥이'로 지었어요.
첫날, 냥이가 제 방에 들어오더니, 무슨 황당한 일을 벌였냐면 저의 커다란 침대 위에서 엉망을 만들더군요. 저는 '고양이는 상상보다 귀엽고 순한 동물일 줄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냥이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침대 위에서 '영토를 정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며칠 후, 저는 냥이와 더 친해지려고 애썼지만, 그놈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돌아오자 냥이가 제 발치에 앉아서 "나를 무시하지 마!"라고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순간, 나도 이 녀석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지요.
결국, 고양이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기로 결심했습니다. 냥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집안을 돌아다니며 손가락으로 마치 작은 쥐처럼 움직이면서, 그 놈을 놀리며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냥이는 번쩍 놀라더니 바로 제 발을 향해 뛰어오더군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제 발에 걸려 넘어져 머리부터 바닥에 털썩! 온 집안이 조용해졌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저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게 무슨 상황이냐?"라는 표정으로 바닥에 누워있는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뭔가 아쉬운 표정으로.
결국, 저는 그날 저녁 귀여운 고양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 저의 첫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이제는 제 생활의 큰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 저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있는 건 그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어쩌면 저는 '냥이'의 반려동물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