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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내부고발과 포상금 지급건수/그래픽=김지영


지난 2년간 5대 은행이 금융사고를 제보한 내부고발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한 사례가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내부고발 활성화를 유도했으나 실효성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조직문화 개선을 강조하며 추가적인 제도 개선에 나섰다.
10일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간 내부고발을 받아 금감원에 보고한 건수는 5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포상금 지급까지 이어진 건은 한 차례로 농협은행이 유일했다.
식대 특히 지난해 5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45회로 2023년(18회)보다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내부고발 건수는 전년(4건)보다 줄어든 1건에 그쳤다. 금감원이 2022년말 발표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은행권에서 실효성있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700억원 규모 횡령을 계기로 내부고발자 제도 개 별내 아파트 매매 선을 추진했다. 익명성을 강화하고 대상행위를 확대하는 한편 고발의무를 위반하면 제재를 강화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내부고발을 꺼리는 국내 금융사의 보수적인 문화를 바꾸는 데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고발을 했음에도 포상을 받은 사례가 적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할 유인이 없다"라며 "작은 고발이라도 포상 임용예정기관 을 제공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17억원 횡령사고에 관해서도 내부고발은 없었다. 지점 직원이 2년 6개월에 걸쳐 횡령을 저질렀으나 해당 기간 동안 본점에서는 사안을 인지하지 못했고 최근 감사팀의 상시 모니터링 과정에서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아울러 제도 개선의 배경이 된 우리은행 학자금대출 전환대출 에서는 2년간 한 차례의 내부고발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등 8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금감원과 은행권은 내부고발자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고 있다. 우선 '내부고발' 제도의 명칭을 '준법제보'로 바꾼다. 내부고발이라는 이름에서 비롯되는 배신자 낙인을 조건여자 지워 제보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또 제보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 최고액도 상향을 유도한다. 현재 5대 은행이 준법제보자에게 제공하는 최대 포상금은 신한은행이 20억원, 국민·하나우리은행은 10억원, 농협은행은 3억원이다. 다만 지난 2년간 실제 포상금이 지급된 사례는 농협은행이 50만원을 지급한 게 전부다.
금감원이 한차례 개선을 시도한 내부고발 제도가 금융권에서 미흡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추가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금융사고가 금감원 등 외부 기관의 규제만으로 예방되기는 어렵다고 본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4일 "조직문화를 규제나 감독으로 바꿀 수 있는지에 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최근 2~3년간 진행한 노력이 효율적이었다거나 단기간 안에 개선가능한 효과를 봤는지에 대해 감독원과 업권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